선종미술에 대한 이해
 
東 惺 <zenartist.奉國寺住持>

1. 들어가는 글

근래 시중에는 선서화禪書畵라고 불리는 다양한 글과 그림들이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글과 그림들 가운데는 이미 열반하신 선승이나 고승들의 묵필墨筆에서부터 화승畵僧이나 불모佛母 그리고 전문 서가나 화가들이 깊은 신심과 불심으로 제작된 작품들이 있다. 이를테면 수행과 덕망이 높은 고승들의 묵필과 전통적인 서격書格을 갖추고 불교를 회화적으로 재해석한 화품畵品 있는 글과 그림 그리고 전통 불모들이 제작한 불화佛畵들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대개 특별한 검증의 절차가 없어도 선서화 또는 불교미술이라는 한 장르로서 비교적 격조 높은 수준급 작품들로 평가 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작품들에 비견하여 근래에는 다른 나라 작품의 표절剽竊이라고 할 만큼 유사한 그림에서 부터 기본적인 기능성이나 학습도 되지 않은 글들이 다만 불교적인 이미지나 소재素材라는 이유만으로 세간에 혼재하여 유행되므로 선서화禪書畵의 품격品格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선서화의 원류인 선종미술禪宗美術에 대한 간략한 역사적인 고찰을 통해 선서화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돕고자 한다.




2. 선종미술

선종미술은 불교미술에서 시작하고 불교미술은 불교의 사상과 신앙을 바탕으로 한 세계관을 조형화하는 데서 출발한다. 불교는 물론 부처님(佛-buddha)의 가르침이다. 그 가르침은 온 우주의 진리가 모두 포함된다. 이렇게 보면 이 세상에 그 어떤 것 하나도 불교 아닌 것이 없다. 불교가 이렇게 광대하듯이 불교미술 또한 그 범주가 너무나 다양하고 방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선종미술은 불교의 사상과 세계관을 담은 미술의 한 장르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선禪이란 범어 드야나(dhyana(Skt.), jhana(Pali))의 한음漢音으로 마음이 한곳에 집중되어 안정된 상태 정定, 고요히 생각하는 것 <靜廬> 나쁜 것을 버리고 <棄惡> 올바르게 사유하는 일 <思惟修>로 번역된다. 즉 ‘고요한 마음' ‘부처님 마음' 즉 선나禪那?선정禪定이란 뜻이다. 이러한 선정의 바탕에서 부처님의 마음자리로 나아가는 수행의 일문을 일러 선종이라 하고, 선종은 직관直觀과 `깨달음을 종지宗旨로 한다.
직관이란 지혜의 눈을 열어 바로 본다<內觀自省>는 뜻이고, 깨달음이란 자신의 마음으로 확증確證하는 것<自證三昧>이다. 다시 말해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리고 자성自性의 근본을 관조觀照하면 마침내 제법諸法의 참모습을 본다는 것이다. 이를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 선정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선미술 禪美術이란 이 순간의 삶이 지닌 신비와 아름다움 그 자체를 관觀하는 선정삼매의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한 조형예술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