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스님의 선서화
동국대박물관장 / 홍 윤 식
동성스님은 일찍이 불문(佛門)에 들어 불교전문강원에서 전통적인 불교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게 되었고, 이어 동국대학교 선학과에서 전통에 바탕한 선리(禪理)의 학문적 이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였다.

이상과 같은 스님의 구도정신은 이윽고 예술세계로 승화되어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과에서 종교체험으로 터득한 정신세계를 예술세계로 접목하려는 정진을 계속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스님은 한자와 한글을 대상으로 한 서예 뿐 만 아니라 불교미술을 겸하여 모름지기 이들 셋을 하나로 묶는 독특한 선서화(禪書畵)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데서 그 특징적 요소를 살필수 있다는 것이다.

선미술(禪美術)이란 균제(均齊)의 미(美)를 깨뜨린 불균제(不均齊)의 미를 특질로 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는데 스님의 서체나 달마도에서 그와 같은 것이 엿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불균제성 (不均齊性)이란 미완성(未完成)이란 뜻이 아니다. 완전성을 깨뜨린 것이라 함직 한데 여기서 스님의 작품은 파격적 성격을 살필수 있게 되는 것이라 하겠다. 한편 선(禪)의 세계는 의지적(意志的) 남성적(男性的) 세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달마(達磨) 나한(羅漢)과 같은 인격을 이상(理想)으로 하고 그를 표현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선종(禪宗)에서 예배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조각이나 화상(畵像)의 상형(象形)은 의지의 견고한 모습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고난(苦難)을 극복하고자 하는 선종의 의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달마상이 선화(禪畵)로서 특징을 갖는 것은 수묵화로 그려진다는 것이며 먹의 농도로 일체의 색을 나타낸다. 그리고 간략한 표현으로 일관되어 있는데 그는 생략(省略), 암시(暗示), 상징(象徵)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한편 이와 같은 선서화의 특징을 현대미술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추상화(抽象化)의 경향이 뚜렷한 것이며 표현의 단순화를 기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선서화는 종래(從來)의 구상성(具象性)을 극복하려 한데서 그 발전적 의미를 찾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날에는 유달리 뛰어났던 불교미술에 대한 창작의욕(創作意慾)이 쇠퇴하고 있는 오늘날에 있어 동성스님의 선서화는 불교미술의 새로운 발전을 발돋움하는 계기가 됨에 충분하리라 믿어 마지않는 바이다.

1993년 6월